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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탄불 지하세계 ‘예레바탄 물 궁전(Basilica Cistern)’
    유럽_Europe/튀르키예 공화국_Türkiye Cumhuriyeti 2024. 9. 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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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 지하에 숨겨진 궁전이 존대한다. 왜 지하에 궁전을 지어 숨겼을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궁전이 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에 인어공주가 살았던 곳일까?

     

    이스탄불(Istanbul)의 지하세계

    이스탄불에 지하세상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다. 장엄한 궁전을 어떻게 지하에 건설할 수 있었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 이스탄불의 지하세계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이스탄불의 유명한 인기 방문지인 하기아 소피아에서 길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모르고 지나칠뻔 했던 마법세계이다.

     

    예레바탄 사라이 지하궁전(Yerebatan Basilica Cistern)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와 블루 모스크를 같은 날 관람했는데 하기아 소피아 구경갈때 이 지하궁전을 같이 엮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 지하궁전은 밤 늦게까지 개방하므로 하기아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관람하고 나서 밤에 들어가면 되는것이다. 어차피 지하에 존재하는 궁전이어서 낮에 가나 밤에 가나 조명 속에서 궁전을 관람하게 되는 것이니 매한가지다.

     

    물 궁전의 존재를 몰랐기에 그 다음날 오후에 예레바탄 궁전을 다시 찾아갔는데 이곳의 평균관람 소요시간이 한 시간 정도라고 안내되어 있으나 두 시간을 머물렀다. 물을 따라 걸으면서 그리스 신화로부터 온 바다 신의 딸 메두사 공주와 동로마제국 시대의 과거사를 상상하고 체험하였다.

    물 속에 잠긴 조각상들 (사진출처: yerebatansarnici.com)

     

    왜 지하에 물 궁전을 만들어 숨겼을까?

    예레바탄 사라이 지하궁전은 6세기 비잔틴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만든 거대한 지하 물 저장소이다. 왜 지하 물 궁전을 만들어 숨겼을까? 옛부터 이스탄불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을 한번에 몰살시키는 방법이 물에 독을 타는 것이었다고 한다. 적으로부터 이러한 물 공격을 방어하고 이스탄불에 안정적인 식수 공급을 위해 물 궁전을 건설한 것이다.

    예레바탄 물 궁전 (사진출처: yerebatansarnici.com)

     

    물의 신을 섬기는 지하 신전

    이스탄불의 웅장한 고대 건축물로 유명한 아야 소피아(하기아 소피아)의 남서쪽에 예레바탄 사라이가 위치한다. 영화 007의 배경지로 유명해진 지하궁전이다. 건물 입구에서 입장권을 제시해야 하는데 입구가 초라하니 저 아래는 무슨 우물같은게 있나보다 생각했다. 지하에 있는 우물이라고 해도 신기하긴 하므로 작은 우물을 궁전이라고 호들갑 떠는 것일거라 생각하면서 입구를 들어섰다. 이어지는 52개의 돌계단을 내려가니 입이 벌어지는 거대한 규모의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오래된 습한 기운이 덮쳐온다.

     

    물 궁전을 보니 지하세계의 물의 신을 섬기는 신전같다. 지하에 엄밀히 숨겨 둔 비밀스러운 마법을 보는 거 같다.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궁전이 이스탄불 도심 아래 지하에 건설될 수 있었는지 놀랍다. 

    조명따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는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Basilica Cistern)'

     

    336개의 대리석 기둥과 눈물의 기둥

    예레바탄 사라이(Yerebatan Basilica Cistern) 비밀은 336개의 거대한 대리석 기둥들이 궁전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촘촘하게 세워진 이 기둥들 하나하나가 다른 신전에서 가져온 것들이어서 똑같은 기둥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 궁전의 클라이막스는 눈물의 기둥이다. 

     

    336개의 기둥들 사이를 걸어서 안으로 들어가면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메두사의 머리가 보인다. 1984년 지하궁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지하에 쌓인 진흙을 걷어내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지금은 물 위로 떠 있는 관람로를 따라 걸어가면 물에 아름답게 반영된 빛과 물에 반쯤 잠긴 신전의 조각상들을 보게 되는데 물 신전의 신성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

    336개의 대리석 기둥으로 세워진 예레바탄 물 궁전 (사진출처: yerebatansarnici.com)

     

    왜 눈물의 기둥을 세웠을까?

    336개의 대리석 기둥들 사이를 걸어가던 중에 초록빛을 띄는 독특한 문양을 가진 기둥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것이 ‘눈물의 기둥’이다. 이 궁전을 건립할때 6000명의 노예들이 희생되었기에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지하궁전 공사에서 희생된 6천명 노예의 죽음을 기억하는 '눈물의 기둥'과 거꾸로 선 '메두사의 머리'가 슬픈 느낌을 준다.

     

    소원을 들어주는 눈물의 기둥

    세계여행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오브젝트를 마주하게 된다. 이 눈물의 기둥도 소원을 들어주는 크라잉 컬럼으로 불리기도 한다. 구멍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손바닥을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다.

    눈물 문양이 조각된 '눈물의 기둥' (오른편)

     

    지하에서 세상으로 나온 메두사(Medusa)

    1984년 오랫세월 진흙 속에 파묻혀 있었던 메두사가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거대한 메두사의 머리 두 개가 수 백년 세월 동안 지하세계 진흙 속에 파묻혀 있다가 세상으로 나왔다는 말인데 이후 이스탄불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두 메두사 머리의 형태도 수상하다. 하나는 옆으로 누워있는 자세이고 하나는 거꾸로 서 있으니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지하에 거대한 메두사 기둥을 만들었을때는 신비주의가 적용되었을 법 하다. 거꾸로 서 있는 메두사 얼굴은 물에 반영되었을 때 그녀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던져놓은 수 많은 동전들이 조명 빛을 받아 여기 저기서 반짝인다.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메두사

    기둥들 사이에서 메두사의 전신상도 하나 발견된다. 메두사(그리스어: Μέδουσα)의 어원은 '여왕'이며 뱀을 상징한다. '바다의 신' 폰토스와 케토 사이에서 태어난 메두사가 너무 아름다운 외모로 독사의 머리카락을 가진 괴물로 변해 죽임을 당했다. 나의 상상력은 바다의 신의 아름다운 공주였던 비극의 주인공 메두사를 위로하기 위해 세운 신전이라고 말해준다. 메두사의 혼이 여전히 지하궁전에 갇혀있는 느낌이다.

     

    메두사의 머리가 왜 지하에 파묻혀 있었나?

    그리스 신화에 마녀 혹은 괴물로 묘사되는데 고르고네스 세 자매 중 하나이다. 고르고네스 세 자매의 이름은 스테노(힘), 에우리알레(멀리 날다), 메두사(여왕)이다. 무시무시한 얼굴을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해버리는데 세 자매 중 유일하게 불사신이 아닌 그녀는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려 죽는다. <비블리오테케> 이야기에는 메두사는 미모가 출중해 아테나의 저주로 머리가 베인 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여인이 저주에 걸려 흉측한 괴물로 변한 뒤 목이 잘려 죽었다는 비극의 주인공이 왜 이 지하 궁전에 파묻혀 있었는지 궁금하다.

    거꾸로 서 있는 거대한 메두사의 머리

     

    페르세우스는 누구인가?

    페르세우스(Perseus)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영웅으로, 미케네를 건설하고 미케네의 페르세이드 왕조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시조라고 전해진다. 그는 다양한 괴물을 처치하는데, 메두사의 목을 베고, 바다 괴물이자 여신인 케토 또는 수염고래를 죽이고 이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를 구한 영웅으로 묘사된다.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Perseus with the Head of Medusa)' 살바도르 달리 작품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동로마 제국의 지하 저수지

    동로마 제국 시대 지하 저수지 중에서 가장 큰 물 저장고였던 이곳이 오스만 제국때 다시 발견되었다고 한다. 비잔틴 시기를 연구하던 학자와 현지 주민이 얘기를 나누던 중에 지하에서 물을 길어올리고 물고기도 잡는다는 말에 발굴을 하게 되었고 수백년간 쌓인 진흙을 1987년에 걷어내면서 물 궁전으로 복원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 물속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지하 저수지로서 기능

    예레바탄 궁전은 ‘지하 저수지’라고도 표현하는데 전체 길이가 140m 폭 70m 높이 9m로 8만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비잔틴 시대 궁전과 하기아 소피아 성당에 물을 공급하였고 오스만 제국 시대에는 톱카피 궁전에 물을 공급하였다고 한다. 지하에 이런 거대한 물 저수지를 만들 계획을 하다니 놀랍다.

     

    예레바탄 물 궁전의 입장료

    입장료는 450 리라인데 한화로 약 2만 1천원 정도이다. 지하궁전 관람료 금액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든다. 터키는 한국과 비교해 물가가 현저히 낮은 나라인데 무슨 입장료가 이렇게 비쌀까? 알아보니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입장료 금액이 다르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이스탄불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튀크키예인 친구가 알려주는 말이 관광지 식당에는 영어메뉴와 튀르키예어 메뉴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고 메뉴별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해외여행에서 바가지 요금은 피하기 어려운듯 하다.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Istanbul)

    튀르키예(과거: 터키)의 수도는 앙카라인데 왜 이스탄불이 더 유명한걸까? 오스만 제국은 3 대륙을 지해한 제국의 중심에 있었고 이스탄불의 찬란한 유적 대부분이 오스만 제국 시기로부터 온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스탄불 여행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Istanbul): https://83-invisible.tistory.com/117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Istanbul), 튀르키예

    어느날 뉴스에서 튀르키예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사 공부할때 튀르키예라는 국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 국명이 튀르키예 지진과 함께 자주 언급되었다

    83-invisibl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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