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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경험한 공포의 '망그로브 숲(Mangroves)'남아메리카_South America/콜롬비아_Colombia 2024. 10. 11. 17:48728x90반응형
망그로브 숲에서 카누를 타보면 어떨까? 이색적인 체험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망그로브 숲에 대한 기억은 가슴이 철렁하는 무서움으로 남았다. 콜롬비아의 해안도시 산타마르타에서 열린 디에고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카르타헤나로 출발하려고 할때 에릭이 카르타헤나에는 거대한 망그로브 숲이 있으니 꼭 가보라고 권했다. 에릭이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나무 숲!'라고 설명하니 그게 가능이나 한가 싶어 직접 현지에 가서 보고 싶었다.
카르타헤나(Cartagena)의 망그로브 숲
망그로브는 바닷물에서 잘 자라는 강인한 관목(shrubs)이자 나무이다. 해양해안을 따라 있는 조간대(the intertidal zone)의 불안정한 에너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특수한 적응력을 갖고 있다. 바닷물에서 나무가 자라나온다는 얘기가 신기하기만 했다.
물 속으로 뿌리를 내린 망그로브(Mangroves) 망그로브 숲(Mangroves) 자연체험
카르타헤나에 도착했을때 미세스 앤의 추천이었던 로사리오 섬 투어에 너무 몰입되어 있었기에 에릭이 얘기해준 망그로브 숲에 대해서는 잊고 있었다. 사실, 어떻게 망그로브 숲에 갈 수 있는지를 몰라 기대를 하지 않았다. 카타마란 타고 간 로사리오 섬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어떤 낯선 남자가 나를 향해 다가오니 겁이 났다.
그는 망그로브 숲 체험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에릭이 얘기해 주던 바로 그 망그로브 숲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그 자리에서 가격협상도 없이 바로 계약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뭘 믿고 그 남자에게 선뜻 돈을 주었는지 허술했던 나 자신이 우습다.
망그로브에 매달린 해양생물들 이 남자가 약속한 장소로 나타나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 혹시나 하여 약속 장소로 나가니 그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남자가 몰고 온 낡은 차를 타고 어디론가 참 멀고도 먼길을 한참을 달린 거 같다. 그러다가 어느 모래사장에 내려다 주고는 좀 놀고 있으라는 것이 아닌가?
모래사장 걸으면서 시간 보내다가 다른 차로 인계되어 또 한참을 달려갔다. 운전기사와 어떤 대화도 없었다. 해외 여행지에서 이렇게 해서 유괴가 되는 것이라면 정말 아무도 모를 일이다.
차 타고 가는 내내 유괴되고 있는건가 불안했는데 마침내 어느 삭막한 어촌마을에 내려주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는 듯이 떠나버렸다. 아니, 사람 하나 안보이는 이런 곳에 내려주면 어떻하나? 전력질주하듯 떠나는 차 뒤꽁지를 바라보가가 돌아서는 순간 이 어촌마을의 모습에 공포가 엄습해왔다.
인적이 끊어진듯한 어촌마을 무서운 해적의 기지촌 같은 어촌 마을
사람이 안보여도 걱정, 사람이 나타나도 걱정인 상황이었다. 조금 걸어서 어촌 마을 어귀에 도착했을때 부서진 판자들만 흩어져 있는거 같고 아무도 안보였다. 외딴 섬에 갇힌 것일까? 강 위에 나무를 조각해 만든 듯한 운치있는 배 한척과 새 한마리가 관광 포스터 같은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나무를 깍아 만든 멋진 카누는 장식품이었나? (Canoe in the mangroves) 그 외엔 낚시배 선착장처럼 보이는 곳에 부숴진 배 몇 척이 나딩굴고 있었다. 영어를 할 줄 몰랐던 운전기사가 떠나기 전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던 기억이 난다. 한참 후에 아주 외소하고 험상궂은 외모의 남자 두 명이 나타나 선착장으로 안내를 했다. 한 명은 짧은 영어소통이 가능한 사람이었다.
망그로브 숲 노저어 가면서 나무의 뿌리를 보는 것은 신기했다. 이 남자가 구멍이 숭숭한 썩은 배 하나를 가르키며 그기에 타라고 했다. 구명조끼 안주냐 했더니 그건거 없다고 한다. 심하게 낡은 배는 심지어 장남감처럼 작아서 미국 보스턴에서 타보았던 카약을 떠올려보니 이 배는 폭도 너무 좁았다. 여긴 구명복 마저도 지급하지 않는다 하니, 만약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불안이 엄습해왔다.
'망그로브 숲 체험을 포기해야 하나?' 그런데 나를 여기로 데려다 준 운전기사는 이미 떠나버렸고 택시를 어떻게 부를지도 몰랐다. 그런데 더 무섭게 한 것은 안그래도 외지고 인적 없는 이곳에 다른 관광객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관광지에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
해적들의 기지 같았던 어촌마을 망그로브 숲 카누(Canoe) 체험
저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이쁜 카누(Canoe)를 기대했는데 곧 침몰할 거 같은 썩은 배에 올라타긴 했는데 순간적으로 배가 심하게 기우뚱거렸다. 도움 청할 곳도 없고 나갈 차도 없고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였다.
Natural tunnel through the mangroves 카누(Canoe) 노젓기 체험
구명조끼 착용도 없이 다 쓰러져가는 배, 카누(Canoe) 아닌거 같은데 자기네들은 카누라고 하는 배에 앉아 망그르브 숲을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배가 여기 저기 썩었고 구멍도 군데군데 보이니 금새 어디선가 물이 새어 흘러들어 올 거 같은데 심장이 마구 요동쳐서 망그로브 숲 관찰에 집중할 수 없었다. 느닷없이 카누 선장이 직접 노를 저어보라고 하였다.
카누를 운행해 준 카누 선장님 배가 심하게 뒤뚱거리면서 뒤집힐 듯하고 얼굴이 강물 표면에 거의 닿을듯한 상황들이 생기니 심장이 얼어붙는거 같았다. 그래 비싼 카메라가 있으니 물에 빠트려 죽이진 않을거야. 아직은 괜찮아. 그래도 '사진 찍을 때는 웃음도 지어야지' 하며 미소지어 본다. 마침 관광객 한 명을 태운 다른 카누 한척이 지나간다. 그 배도 다 부숴지기 일보직전의 모습이다.
언제 전복될 지 모를 듯한 위태로운 카누 노젓기하면서 웃을 수 있는 관광객 망그로브 숲(Mangroves) 생태 체험
배가 뒤집힐까 조마조마하고 불안한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면서 물에 깊이 잠겨 있는 나무 뿌리들과 나무 틈 새로 보이는 빠간 게(Crab), 곤충 등 해양 생물들 보는 것이 신기했다.
망그로브 나무 위에 매달린 빨간 게(Red crab on the mangroves) 노를 저어서 계속 나아가는데 오두막도 나오고 하지만 여전히 너무 한적하였다. 경치를 보는 와중에도 내가 타고 있는 카누의 컨디션이 신경이 쓰였다. '물이 세면 어떻하지? 내가 이 물에서 수영할 수 있을까?'
나의 카누 뱃머리를 보면 이 배가 많이 삭아서 밑에서 물이 솟구쳐 오를것만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망그로브 숲 카누 투어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망그로브 숲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우리 말고는 관광객이 하나도 안보이니 겁이 나는 중에 또 한면의 현지인이 지나간다.
카누 노를 저어 지나가는 현지인 나의 카누 앞으로 쏜살같이 앞서는 현지인 망그로브 숲(Mangroves) 체험 방법
호텔 리셥센에 문의를 하면 망그로브 숲 체험 프로그램 연락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일행과 떨어져 우리 둘만 망그로브 숲에 오게 된건 길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포섭이 되어 멀리 외진 이곳에 즉흥적으로 왔기 때문이다. 물론 카르타헤나로 들어오기 전부터 망그로브 숲 구경을 생각은 했었지만 이런 식으로 오게 되리라곤 예측 못했었다.
완전 판자촌인줄 알았는데 지나가며 보니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 보였다.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없는 외진 곳에 와 있다는 것이 무서움을 유발시킨 이유였던거 같다. 선착장에서 보았던 몇 명의 원주민들은 옷이 지나치게 남루하고 꽤 험상궂은 표정들이어서 나만의 '공포 드라마'를 상상하게 되었던거 같다. 그래도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망그로브 숲 체험은 정말 신기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어둑해질무렵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를 정비하는 현지인이 보였다. 결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경험디자인이었다고 결론 내린다. 그날은 왜 관광객이 아무도 없었나 모르겠다. 카누(canoe) 체험을 했던 콜롬비아의 도시 '카르타헤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의 이전 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콜롬비아 카리브해의 거점도시 '카르타헤나(Cartagena): https://83-invisible.tistory.com/171
콜롬비아 카리브해의 거점도시 '카르타헤나(Cartagena)
카리브해의 거점도시로 유명한 카르타헤나는 콜롬비아의 항구도시로 스페인 건축양식의 보석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미세스 앤이 콜롬비아에 가면 카르타헤나에 꼭 가보라고 하여 카르타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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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그로브 숲(Mangroves) 가는 길
카르타헤나의 북쪽 끝까지 이동해야한다. 카르타헤나 중심가의 숙소로 낡은 승용차가 와서 어느 지점에 내려주면 또 다른 더 낡은 차로 인계한다. 두 번째 차가 어촌마을 입구까지 와서 현지 원주민에게 인계하고는 잽싸게 떠나버린다.
외소하고 남루한 차림에 까만 피부의 원주민이 와서 선착장으로 데려가 검게 썩어가는 카누에 타라고 한다. 차를 두번 바꿔 탔는데 첫번째 차의 운전자는 영어를 잘했는데 그 다음 인계를 받은 두 번째 운전자는 말 한마뒤 없고 이때부터 '혹시 유괴면 어쩌지?' 하여 무서움이 시작된 거 같다.
카르타헤나의 망그로브 숲의 위치 망그로브 숲(Mangroves) 위치
카르타헤나의 북쪽에서 카누를 타고 들어가면 망그로브 숲 작은 섬이 나온다.
망그로브 숲(Mangroves) 위치 주소: Cartagena, Cartagena Province, Bolivar,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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