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카나리아의 수도 라스팔마스 — 3km 해변과 리틀 베니스 산책

그란카나리아는 단 하나의 풍경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북동쪽의 수도 라스팔마스에서는

3km 해변을 따라 햇살이 흘러내리고,
남서쪽의 푸에르토 데 모간에선 운하가 흐르는 작은 마을이

조용히 시간을 감싸안습니다.

그 두 곳을 이어 걷는 여행은
뜨거운 태양 아래
파도와 골목, 사람과 향기를 함께 걷는 일이었습니다.

그란카나리아의 수도 라스팔마스 — 3km 해변과 리틀 베니스 산책

 

먼저 도착한 곳은 북동쪽 해안의 수도, 라스팔마스였습니다.
도시의 리듬 속에서도 파도 소리가 멈추지 않는,

바다와 함께 숨 쉬는 도시였지요.

 

1. 라스팔마스 — 해변 도시의 하루

그란카나리아의 수도, 라스팔마스는
하루 종일 햇살이 머무는 해변 도시입니다.

도시 중심부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길이 3km에 달하는

*라스 칸테라스 해변(Playa de Las Canteras)*이 펼쳐집니다.
바닷바람을 마주하며 걷는 수변 산책로는
누군가의 일상이고, 누군가의 여정입니다.

모래사장 옆으로는
노천 식당, 아이스크림 가게, 선물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테이블에 앉아 맥주잔을 부딪히는 사람들 사이로
파도소리가 유유히 섞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국의 풍경 속에서
햇살과 언어, 그리고 시간을 천천히 음미했습니다.

 

2. 리틀 베니스, 푸에르토 데 모간

“거긴 꼭 가보세요.
운하가 있고, 하얀 벽에 꽃이 가득한 마을이에요.”

묵었던 리조트 호텔의 직원이
이야기하듯 추천해준 곳,

푸에르토 데 모간(Puerto de Mogán).

남쪽 해안을 따라 더 내려가면
마침내 그 작은 항구 마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건물 사이를 누비는 운하들,
물 위로 아치형 다리가 이어진 골목,
파란 하늘 아래 피어난 부겐빌레아와 제라늄.

이곳은 '스페인의 리틀 베니스'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엽서처럼 나옵니다.

카페에 앉아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저는 이 마을의 속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빠를 것도, 느릴 것도 없이
그냥, 그렇게 흐르는 시간.

리틀 베니스, 푸에르토 데 모간 (Puerto de Mogan)

 

3. 사계절 서핑과 이방인의 풍경

이 섬의 해변은 겨울에도
서핑보드와 맨발의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
태양 아래에서 여름처럼 살고 있었지요.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저 멀리 파도 위를 타는 서퍼 중 한 명이
한국어로 소리쳤습니다.

'와! 이거 진짜 장난 아니야!'

순간 어색하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아틀란틱의 섬에서도
우리는, 낯선 이들끼리
어디선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란카나리아는
계절의 경계를 넘는 섬,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따뜻한 땅이었습니다.

리틀 베니스, 푸에르토 데 모간 (Puerto de Mogan)

 

하나는 바다 위를 걷는 도시였고,
하나는 물 위에 피어난 마을이었습니다.

라스팔마스에서는

광활한 해변을 따라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푸에르토 데 모간에서는
운하 옆 벤치에 앉아 꽃잎 사이로 흐르는 시간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두 곳을 지나며,
저는 그란카나리아가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각기 다른 얼굴을 가진 섬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 속에서 조금은 느긋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서명

기억은 풍경을 걷고, 이야기가 된다.
– Nomadia83, 어느 여정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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