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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의 전통 유목민 '베두인(Bedouin)', 요르단
    중동_Middle East/요르단_Jordan 2024. 8. 1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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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절 만화책을 즐겨 보았는데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베두인에 관한 이야기가 무척 이국적이었다. 보름 동안의 요르단을 여행하는 동안 많은 베두인을 만날 수 있었다. 중동의 전통 유목민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베두인의 텐트에 초대를 받아 그들의 사막 복장과 음식, 생활상, 그리고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었다.

     

    중동의 전통 유목민 베두인(Bedouin)

    베두인은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탓인지 도시의 부유한 요르단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의 섭리대로 이동하며 사는 그들의 삶은 너무도 단출해 보인다. 이들 사이에도 빈부격차가 보인다. 영어를 잘하는 베두인들은 관광객들의 지갑을 쉽게 열게 하고 약삭빠르다. 나의 당나귀를 끌어준 순진하고 친절한 베두인 청년은 약삭빠른 그의 친구로부터 푼돈만 받고 힘든 일 혼자 도맡아하는거 보고 안타까웠다.

    페트라에서 당나귀를 태워주는 베두인

     

    사막에 사는 사람들, 베두인족(Bedouin) 

    베두인은 사막에서 낙타를 키우며 유목 생활을 한다. 이들은 염소, 양, 낙타와 같은 가축을 키우기 위해 사막의 물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다. 7세기경 아라비아 반도 및 중동 지역에서 씨족사회를 형성하며 유목생활을 시작한 아랍민족 중 하나이다. 아랍어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베드윈'이라고도 표기한다. 

     

    페트라와 와디럼의 베두인 문화적 공간

    이 지역 베두인들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 생활양식이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베두인 전통 생활양식의 고귀한 가치를 인정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페트라의 높은 절벽 위 곳곳에서 베두인 천막들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낭떠러지에 매달린듯한 텐트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지 궁금했다. 천막 틈 사이로 바람이 심하게 들어오고 몹시 추워서 떨었는데, 베두인족은 왜 저렇게 척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 궁금했다.

     

    베두인족의 주거 문화 

    사막에서 베두인들이 키우는 양과 염소는 식량으로서 고기를 먹게 해주면서 또 다른 많은 것을 제공해준다. 그 중에서도 염소의 검은 털은 베두인들이 천막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중요한 소재다. 일교차가 큰 사막에서 수시로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베두인에게 더위와 추위,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해 천막은 베두인족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베두인 천막 제작법

    천막 제작법은 베두인 여성들에게 대대로 전해내려 왔다. 검은 염소털을 깍아 실과 원단을 만든다. 털을 모아서 실을 만들어야 해서 많은 염소털이 필요하다. 털을 작은 나무토막에 실을 감 듯 감아서 여러가닥의 털을 꼬아서 만든다. 베두인 가족 7~8인이 살 천막을 만들기 위해 염소 200마리의 털이 필요하다. 염소털을 엮어 만든 천막은 열을 차단하고 통풍이 잘되어 내부가 시원하고 방수효과도 탁월하다. 

     

    비가 오면 물에 젖은 염소털이 부풀어오르면서 자연방수가 된다는 것이다. 흰색은 낙타 털로 만든다. 각각의 방들을 구분해줄 천막은 양털로 만든다. 천막 안은 양털로 만든 천으로 공간을 나눈다. 여성들의 방은 사적인 공간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검은 염소털과 흰색 낙타털로 만든 베두인 천막

     

    베두인족의 음식 문화 

    베두인의 주식은 '슈라키'라는 빵이다. 명절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 먹는 '만샤프'는 베두인의 전통음식으로 밥 위에 양 또는 염소고기를 얹고 전통 요구르트 '슈르브'를 끼엊어 '슈라키' 빵과 함께 먹는다. 명절이나 손님이 왔을 때 먹는 '만샤프'는 베두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고 맛의 비밀은 양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요그르트이다. 아주 큰 쟁반에 만샤프가 올려져 있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둘러앉아 손으로 음식을 주물러 먹는다. 베두인 천막에 몇번 초대되었을때 만샤프를 대접 받았는데 이것이 베두인에게는 귀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여자와 아이들은 따로 먹기 때문에 베두인 천막에 초대되었을 때 여자와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 천막에는 모두 남자들만 있었으니 그들 틈에 있는 것에 대해 나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문화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베두인 문화는 수세기를 이어온 전통이라고 한다. 베두인 음식문화를 몰랐던 나는 숟가락이나 포크 없이 손으로 양고기를 발라 먹는 방식에 비위가 상해 먹는 시늉만 했다. 손은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했다. 주변에 파리가 날아다니면서 음식에 겁없이 안고 하니 얼른 천막에서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베두인의 손님 대접 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

     

    초록색 눈을 가진 베두인

    세계를 여행하면서 푸른눈과 회색눈 그리고 아주 밝은 갈색눈동자들은 많이 보았다. 그런데 밝은 초록색 눈동자가 있으리라고 상상도 못해봤다. 나를 자기네 집(텐트) 안으로 초대한 주인장의 동생이 밝은 초록색 눈동자를 갖고 있어서 놀랐다. 아쉽게도 사진상으로는 그의 특이한 초록눈동자가 안보인다. 그의 뒤에 있는 텐트가 베두인의 집이다.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베두인 뒤로 검은 염소털로 만든 천막이 보인다

     

    대가족 구성의 베두인

    얼굴에 상처를 입은 누더기 옷의 여자 베두인 아이가 서 있길래 걱정되고 약값이라도 될까하여 5유로를 주었다. 갑자기 코흘리개 몇 명이 더 몰려왔다. 이 아이들에게 1유로씩을 주었던거 같다. 잠시 후 베두인 아빠가 모든 아이들을 이끌로 우리 승용차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가이드가 잽싸게 차를 몰아 그 자리를 모면하였다. 베두인은 10명에서 20명까지의 아이들을 출산한다고 한다. 사막에 물이 귀하니 아이들이 잘 씻지를 못한 모습들이다.

    여자아이가 사라진 베두인 거주지
    몰려오는 베두인 꼬마들

     

    아랍권 최정예 군대

    요르단에서는 베두인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 베두인으로 이루어진 요르단군은 아랍권 최정예 군대라고 한다. 유목민으로서 맹렬하고 싸움에 무자비한 성격이 있어서 초기 이슬람의 세력 전파에 중추적인 군사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요르단, 이스라엘, 레바논 등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은 조상이 베두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

     

    사막의 추적자

    사막에 거주허는 토착 베두인들은 추적의 달인으로 발자국만 보고도 누가 걸어갔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의 걸음걸이는 불규칙하여 모래바닥에 찍힌 발자국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이 있다. 베두인들은 맨발이거나 샌들을 신었는데 발을 끌거나 걸음거리를 불규칙하게 만드는 식이었다. 모래바닥을 걷는 이 기술이 SF 소설 '듄'의 '프레멘' 족의 모티프가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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